'골프 여제' 아니카 소렌스탐!
2021년 여름, 골프팬으로서 가슴에 깊이 남는 골퍼의 모습이 문뜩 떠올랐다.
미국골프협회(USGA)가 주관한 제3회 US 시니어 여자오픈에 처음 출전해 우승을 차지한 '아니카 소렌스탐(Annika Sorenstam)'의 모습이다. (2021년 8월 2일 미국 코네티컷 주 페어필드의 브룩론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1개로 4언더파 68타를 쳐서 최종합계 12언더파 276타를 기록해 우승하였다.)
역시 골프는 나이와 상관없다는 걸 그녀가 보여줬다. 그녀는 여전히 '골프의 전설'이며 '골프의 여제'였다.
아니카 소렌스탐은 LPGA 72회 우승하였으며 그중 메이저대회에서 10번을 우승한 그랜드슬래머이다.
*메이저 대회 우승 기록
- US 여자 오픈: 1995년, 1996년, 2006년
- 나비스코 챔피언십: 2001년, 2002년, 2005년
- LPGA 챔피언십: 2003년, 2004년, 2005년
- 여자 브리티시 오픈: 2003년
그리고 2001년 스탠더드 레지스터 핑 대회 2라운드에서 기록한 골프여제 애니카 소렌스탐(Annika Sorenstam)의 59타 기록은 아직까지 LPGA 유일한 최저타 기록으로 남아있다.
오랜만에 '골프 여제' 아니카 소렌스탐의 녹슬지 않은 멋진 US 시니어 여자오픈의 플레이 장면을 다시 보면서 몇 가지 그녀의 스윙에 대해 나름의 생각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소렌스탐의 스윙은 역동적이거나 화려하지는 않지만 단순하고 간결하며 일관성이 훌륭한 스윙이다.
임팩트와 동시에 시선이 목표 방향으로 향하는 독특한 스윙 동작, 언뜻 보면 레슨에서 항상 주의를 주는 헤드업과 비슷해 보이지만, 몸의 각도를 유지한 채 고개만 목표 쪽으로 돌린다는 점이 일반적으로 말하는 헤드업과 차이 있는 소렌스탐의 스윙은 가끔 동영상을 통해 보는 날씬한(?) 골퍼들의 화려하고 역동적인 스윙이 아닌 정말로 실용적인 알짜 스윙이다.
그리고 여유 있게 백스윙에서 다운스윙으로 이어지고, 클럽의 스피드를 점차 가속하다가 공에 가깝게 접근했을 때 최대의 스피드에 도달하는 소렌스탐의 스윙은 정말 부드럽다.
언젠가 임진한 프로님의 해설에서 '소렌스탐의 스윙처럼 하면 하루 종일도 골프를 칠 수 있어요'라는 말이 증명하듯 그녀의 스윙은 물 흐르듯 부드럽게 흘러간다.
팔과 어깨, 그리고 엉덩이를 동시에 움직이며 하는 백스윙으로부터 스윙은 시작된다.
아니카 소렌스탐의 스윙을 보면 원피스 테이크어웨이(one piece take-away)! 즉, 손과 팔, 어깨 그리고 엉덩이를 한꺼번에 일제히 움직여 클럽을 뒤로 보내는 것으로부터 그녀의 부드러운 스윙이 시작된다.
이렇게 백스윙을 시작해야 정확한 스윙 궤도와 큰 스윙 반경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한다.
또한, 백스윙 정점에서 몸이 오른쪽(오른손 골퍼 기준)으로 너무 움직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며, 다운스윙을 천천히 시작해야만 테이크어웨이 때와 마찬가지로 손과 팔, 어깨 그리고 엉덩이가 함께 움직여 정확한 타이밍으로 공을 때릴 수 있다.
* 나는 가끔 아니, 종종 급한 마음에 손이 먼저 뒤로 출발하고 몸이 지나치게 안쪽으로 움직여 어이없는 볼을 치곤 하다.
"일단 어드레스를 시작하면 더는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는다."
아니카 소렌스탐의 플레이를 보면 어드레스 이후 스윙까지 거침이 없다.
가끔 골프를 하다 보면 어드레스를 하고 별별 생각을 다한다. 나의 친한 '골린이'들을 보면 어드레스 후 망부석처럼 한동안 서있는다.
'방향을 맞게 섰나?', '한 클럽 길게 잡을 걸 그랬나', '뒤땅이 나면 어떻게 하지', '다운스윙할 때 무게중심을 확실히 옮기라고 했는데' 등등
화투패를 잡고 만지작만지작 '뭘 먹을까', '뭘 버릴까' 고민하는 '경로당 화투'처럼 어드레스 후 오만가지 생각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
그럼 여지없이 안 좋은 스윙이 나오고, 공은 엉뚱한 곳으로 향하고, 나는 자괴감에 머리를 쥐어짜고...
소렌스탐은 말한다.
"모든 생각은 어드레스 전에 결정하고 판단해야 한다."
1. 공을 치기 전에 공 뒤에서 섰을 때 모든 것을 결정한 뒤에 스윙에 들어간다.
2. 일단 어드레스를 시작하면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는다.
3. 자연스럽게 평소처럼 클럽과 몸의 자세를 만들고 주저하지 말고 스윙을 한다.
어드레스를 시작해 스윙까지 걸리는 시간이 짧을수록 샷이 안정되며 결과가 좋다. 그리고 자기만의 루틴을 만드는 것이 좋다.
평소 연습 때 정한 루틴대로 스윙을 하면 훨씬 마음이 편안해지고 플레이가 일관성이 높아진다고 한다.
아니카 소렌스탐의 최고의 강점은 일관성이다.
성의 없어 보이기까지 하는 그녀의 스윙이 항상 일정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녀의 이름 앞에 붙는 수식어 중 '컴퓨터 스윙'이라는 단어가 있다. 그만큼 일정한 스윙을 구사한다는 말일 것이다.
그녀가 클럽을 맞추기 위한 스윙 스피드 테스트를 했는데 10번 모두 똑같은 스피드를 기록해 사람들은 놀라게 한 일화를 정도로 그녀의 스윙은 일정하다.
LPGA 대회에 307번을 출전해 무려 142개 대회에서 3위 이내에 들고, 총 72승을 거둔 아니카 소렌스탐. 메이저 대회에서 10회 우승하며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여자골프 최초이자 유일무이한 59타 기록과 시즌 평균 타수 68타대를 기록한 '골프여제'의 일관성은 철저한 자기 분석과 연습을 통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녀는 1987년부터 자신의 실수를 포함한 모든 데이터를 컴퓨터에 기록하고 정리했다. 그리고 자신의 장점보다는 약점을 냉철하게 분석했다. 그리고 끊임없이 연습했다.
몇 년 전 방송을 통해 들었던 아니카 소렌스탐의 말을 적어본다.
은퇴 후 거리가 줄었어요. 연습을 안 하니까요.
연습을 많이 하지 않는 분들은 연습을 많이 한 사람에 비교해 못 치는 게 당연해요.
자신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고 즐겁게 플레이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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