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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에 관한 뇌피셜

슬라이스때문에 죽겠어?

by Konstantin E 2021. 10.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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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한 친구들과 라운딩을 갔을 때 일이다.

 한 친구가 넓은 페어웨이를 놔두고 왼쪽 산을 향해 힘껏 샷을 날렸다.

 그런데 공이...

 공이 높이 떠서 산을 향해 날아가다 엄청나게 휘어 페어웨이로 들어왔다.

"우와~ 진기명기구만!!"
"하하하 관광볼~ 골프장 구경 실컷 하고 왔네~"
"잘하면 공이 돌아서 다기 오겠는데~"

 악성 슬라이스, 그 친구는 슬라이스를 해결할 수 없어서 목표지점 왼쪽을 향해 공을 친다고 했다.

 교정해보려고 열심히 노력했지만 진전이 없어 이런 식을 선택했는데 OB 또는 해저드로 갈 확률이 높아 타수가 들쑥날쑥하다고 했다. 

 

 많은 골퍼들이 슬라이스 때문에 골머리를 썩는다.

 특히 골프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는 초심자(골린이)의 경우 이런 악성 슬라이스가 심하게 나타난다.

 기억해보면 어설픈 시절 나도 슬라이스 때문에 골프를 그만둘까 진지하게 고민했던 적이 있다.

 악성 슬라이스를 어떻게 하면 해결할 수 있을까?

*편의상 오른손잡이를 기준으로 이야기해보겠다. (참고로 나는 왼손잡이다.😅)

 슬라이스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왼쪽으로 풀어서 잡은 그립(위크 그립 weak grip), 몸의 왼쪽이 열려있는 어드레스, 팔 위주의 스윙에 의한 Out to In 스윙궤도가 대표적이다.

 그래서 강습 영상이나 책은 해결책으로 그립을 좀 더 스트롱하게 잡거나, 어드레스 때 왼발을 오른발보다 좀 더 앞으로 내밀거나, 힘 빼고 어깨 회전을 이용한 스윙을 하라고 일러주고, 열심히 따라 해 보지만 결코 쉽지 않다.

 슬라이스 원인에 대한 이해 없이 무작정 시킨 대로 따라 하기 때문에 몸이 말을 안 듣는다.

 골프에 대한 약간의 이해만 있다면 스스로 원인을 찾아 좀 더 쉽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당연하다고 여겼던 나의 골프에 대한 개념이 사실은 뒤집어져 있었다.

오른쪽으로 대책 없이 휘어져 가는 공을 왼쪽으로 보내기 위해 왼쪽을 향해 선다?
아니! 오른쪽으로 향해가는 공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오른쪽으로 서야 한다.

 골프는 회전을 이용한 운동이다. 나를 중심으로 골프클럽이 회전을 하고, 클럽 회전(스윙) 궤도에 서있던 공이 궤도를 따라 지나가는 클럽에 맞아 날아가는 것이다.

 그림에서처럼 파란색 실선(인투인)의 궤도를 지나면서 클럽에 공이 맞아야 똑바로 날아가는데 슬라이스는 초록색 점선(아웃인)으로 지나는 클럽에 공이 비껴 맞아 생긴 회전의 영향으로 오른쪽으로 휘어 날아가는 것이다.

 가만히 그림을 들여다보자.

 '궤도를 초록색 점선에서 파란색 실선으로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뭘 어떻게 해? 내가 오른쪽으로 돌아서면 궤도가 파란색처럼 바뀌겠지!'

 

 

나는 오른손잡이니까 오른손을 잘 써야 한다?
아니! 공의 방향은 왼손이 결정한다.


 클럽 페이스가 공에 맞는 순간 목표지점을 향해 있어야 똑바로 공이 날아간다 하지만 어드레스 때 분명히 목표지점을 향해 클럽 페이스를 맞춰 났는데 슬라이스가 나서 공이 오른쪽으로 간다면 이유가 어쨌든지 클럽에 공이 맞는 순간 클럽 페이스가 목표지점의 오른쪽을 향했을 확률이 높다.('클럽이 열였다'라도 한다.)

출처 : http://travel.donga.com/

슬라이스로 인해 반복적으로 공이 오른쪽으로 간다면 의도적으로 클럽에 공이 맞는 순간 클럽 페이스를 목표지점 왼쪽을 바라보게 할 수 있다.('클럽을 닫았다'라고 한다.)
 "바로 왼손이 그 열쇠다."
 어드레스 때 클럽 페이스는 평소대로 목표지점을 향하게 놓고 그립을 잡을 때,

 왼손을 살짝 오른쪽으로 감아쥐면(스트롱그립 strong grip) 공에 맞는 순간 클럽 페이스가 닫혀 공은 왼쪽으로 간다.

 반대로 왼손을 살짝 왼쪽으로 풀어 쥐면 클럽 페이스가 열려 공은 오른쪽으로 간다.

 여기서 또 한 번 나의 개념을 뒤집었다! '공이 오른쪽으로 간다면 그립을 오른쪽으로 감아쥐어라.'

 

 그럼 내가 가장 자신 있게 써왔던 오른손은 도대체 무슨 일을 하는 걸까?

 오른손은 클럽을 쥐고 있는 왼손과 손목이 흔들이지 않도록 든든하게 받쳐주는 역할을 한다.

 

3. 공을 멀리 보내려면 좀 더 힘을 줘서 휘둘러야 한다고?
아니! 공을 멀리 보내려면 평소보다 더 힘이 빠져야 한다.

 

특히 드라이버 칠 때 생기는 슬라이스는 멀리 치려는 욕심이 만들어내는 참사다.

공을 멀리 보내려면 세게 쳐야 한다는 착각에 힘을 잔뜩 주고 팔을 번쩍 들어 냅다 휘두른다. 바로 팔로만 하는 스윙이다.

팔로만 스윙을 하면 스윙궤도가 짧아져 공을 잘 맞출 확률이 줄고, 클럽의 운동거리가 짧아져 속도(스피드)가 준다.

그리고 팔로만 하는  아웃인 스윙궤도가 되기 쉽다. 여지없이 슬라이스다.

 

 "공을 멀리 치려면 클럽이 보다 빠른 속도로 회전해야 한다."

 부드러운 몸의 회전이 빠른 클럽의 회전 운동을 만든다. 그리고 어깨, 허리를 함께 쓰면 팔로만 하는 것보다 큰 스윙궤도를 만들 수 있다.

 힘을 줘 굳어진 근육이 부드러운 몸의 회전을 만들 수 있을까?

 

 그리고 드라이버는 원래 태생부터 공을 멀리 보낼 수 있게 만들어진 녀석이다.

 중심(스팟)에 공을 잘 맞추기만 하면 알아서 멀리 간다.

 나는 가끔 친구들과 연습장에서 드라이버로 내기를 하는데, 멀리 치기 내기가 아니라 150m 이내의 짧은 거리의 표적에 공을 떨구는 내기다.

 이상하게도 대부분 표적보다 멀리 간다. 가끔 툭 건드린 공이 어마무시하게 날아가 버려 내기에 집중하던 나를 황망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러니까 멀리 치려 애쓰지 말자. 그럼 공은 똑바로 알아서  멀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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