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기준으로 몽골인구 중 478,000명이 위험한 수준의 음주를 하고 있다는 신문기사를 얼마 전 읽었다. 몽골 전체 인구가 2021년 당시 334.8만 명임을 감안하면 그 숫자가 무려 전체 인구의 14%를 넘는다. 몽골인들은 정말 술을 좋아한다.
만약 몽골인에게 초대를 받았다면 만반의 준비를 하자-몽골 술 문화
몽골인에게 주권(酒權)은 주인에게 있다. 일단 초대받은 자리에 앉으면 술잔을 건네주고 주인이 술을 세 번 따라준다.
첫 잔을 원샷, 그러면 주인은 다시 술잔을 가져가 다시 따라주고, 이렇게 3번을 준다.
나름 한술 한다 자부하는 지라 자신 있게 세잔을 원샷했다. (나중에 들었는데 굳이 두 번째 잔부터는 한 번에 마실 필요는 없다고 한다😅)
술 세 잔쯤이야 하겠지만 몽골인은 주로 40도를 넘나드는 보드카를 마신다. 안주는 없다. 맥주는 입가심으로 마시는 음료로 취급한다.(맥주대신 콜라나 환타를 마시는 경우도 있다.)
문제는 이제부턴 데 몽골인은 술잔이 비면 술을 따르는 게 아니라 잔이 조금만 비어도 계속 술을 채운다. 그리고 계속 술을 권한다. 몽골인은 상대방이 만취되는 것을 개의치 않는다. 오히려 상대방이 만취되면 대접을 잘했다고 생각한다.
'만취를 했다는 건 상대방에게 마음을 열었다는 뜻...'
몽골인과의 술자리에서 권하는 술을 사양하기는 어렵다.
칭기즈칸의 아버지 '이에수게이'는 원수지간인 타타르 부족의 술잔치에서 그들이 권하는 술을 마시고 독살당했다. 위험한 소굴임에도 불구하고 권하는 술을 피할 수 없었다는 것만 봐도 몽골인이 권하는 술을 사양하는 건 결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당신이 몽골인에게 초대를 받았다면 든든이 먹고, 숙취해소제, 위장약을 미리 챙기는 게 좋을 거다.
참고로 몽골 편의점이나 식료품점에서 쉽게 컨디션을 살 수 있다.
2021년부턴가?(기억으로는 2022년에 편의점에서 본 거 같다) 컨디션 판권을 수입해 몽골에서 판매를 시작했는데 엄청나게 판매되어 1년 만에 울란바토르에 사옥을 지었다는 풍문이 있다.(왜 나는 이런 사업 아이템을 못 찾는 걸까)
도대체 몽골인을 얼마나 술을 마시는 거야?
세계보건기구 발표(WHO)에 의하면 2019년 기준 성인 1인당 알코올 소비량은 러시아 14.5리터, 한국 10.9리터, 몽골 8.5리터, 중국 7.6리터이다.
한국이 2위? 아니지, 한국인이 주로 마시는 소주는 도수가 16 ~21도이고 몽골인의 보드카는 40도임을 감안하면 불곰국 러시아 다음으로 몽골인이 술을 많이 마신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몽골인의 음주가 얼마나 문제였으면 2022년까지만 해도 몽골 정부는 매월 1일을 술 없는 날로 지정했었다. 이 날은 몽골 어느 곳에서도 술을 살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술을 안마실 몽골사람이 아니지.
매월 말일이면 어마어마한 술을 구입해서 호텔로, 시골로 향하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그리고 며칠 동안 그들을 볼 수 없었다.
몽골은 인구는 적지만 드넓은 땅과 넘치는 자원을 가지고 있고, 젊은이의 비율이 높은 나라다.(20220년 기준 여성 1인당 출산율은 2.90명이다.)
그들이 음주를 줄이고 좀 더 희망찬 미래를 꿈꾸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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